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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1 11:44
[출판/공연]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 출간
 글쓴이 : 전수진기자
 

“햇빛과 나무와 물의 회복을 기원하다”

b판시선 22번째로 고선주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을 펴낸다. 두 번째 시집 이후 6년 만이다. 시인은 광주전남작가회의에서 활발하게 문단활동을 하며 언론사에서 기자로도 일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라는 제목처럼 평화스러운 오후가 느껴지는 시집이다. 하지만 정작 시집 안에는 인공적인 사물에 둘러싸여 전혀 평화스럽지 못한, 망가지고 아픈 인간의 삶이 시편마다 배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는 이 세계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시인은 무등산에 오르며 ‘안아픈세상연구소’라는 안내판을 보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시인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루가 지난다는 것은” “붕대 붙인 날이 더 늘어간다는 것”이라면서 세상 모든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병철은 이에 대해 해설에서 <세상 어디로 눈을 돌려봐도 “모두 아픔에 관한 진단들”이다. 시인은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가”라고 묻고 있다며 “고선주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시작된다. 시집에는 인공자연에 대한 묘사가 자주 눈에 띈다. 그는 인공자연이 자연을 대체하면서 인간과 자연, 생명과 우주 사이에 생긴 간극이 현대인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인의 섬세한 감성은 가짜가 넘쳐나는 인공적인 세계에서 마냥 절망하고 있지만은 않다. 일상의 발견을 통해 삶속에 존재하는 작은 웃음을 예민하게 발견하기도 한다. 이마의 주름을 다룬 <?미간眉間과 미간未刊>, 혓바늘을 다룬 <혓바늘 거느리고 산다>, 치통에 대한 <오후의 한때>, 그리고 수염에 관한 <그놈> 등이 그렇다.

이은봉 시인은 추천사에서 고선주 시에 대해 <그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대등하고 동등한 가치와 존재로 활기차게 되살아나고 있다. “내 마음의 키는 단신이 된 지 오래”라고 말하는 그에게 이미 그대 “마음의 키는” 장“신이 된 지 오래”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

시인은 “치통처럼 아파오는 일상”으로부터 “물렁물렁해진 오후를 기다린다”고 한다. 이 시집을 통해 시인이 기다리는 물렁해진 오후를 가만히 들여다봐도 좋을 것이다.



저자 : 고선주

저자 고선주는 199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계간 ≪열린시학≫, 계간 ≪시와정신≫ 등에 시와 평론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과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언론사에서 문화부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시집으로 ≪꽃과 악수하는 법≫ ≪밥알의 힘≫ 등이 있으며, 공저로 ≪광주문학지도 1≫이 있다.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 ㅣ 고선주 지음 | 도서출판 b | 값 10,000원